1.2. 예술 장르와 양식
포스팅은 예술 전반의 발전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가 다루는 예술에는 문학, 미술, 음악, 공연예술, 영화 등 모든 예술 장르가 포함됩니다. 시대적으로도 특정 시기가 아니라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서양예술의 전 역사를 포괄합니다. 차차 시대별로 이러한 주제를 풀어나가겠지만, 그전에 예술 장르나 서양예술사에서 나타난 주요 양식의 성립 시기와 특징에 관해 간단히 설명하고자 합니다.
학자마다 예술 장르나 양식에 관해 개념을 달리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에 따른 혼란을 미리 해소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술 장르 예술은 어원적으로 기술과 동일합니다.
예술은 원래 일정한 생활상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재료를 가공하고 제작하는 능력 또는 곤란한 과제를 교묘하게 해결하는 숙련된 기술을 가리켰습니다. 넓은 의미의 기술에서 예술이 분리되어 오늘날과 같은 미적 예술의 의미로 한정된 것은 르네상스 시대부터입니다. 르네상스 이후 예술 분류에 대한 연구가 쌓이고 예술 장르에 관한 많은 견해가 제시되었습니다. 경제학자 스미스(Adam Smith)도 이런 일에 가담해 무용을 원초적 예술로 파악하고 그것에서 여러 예술 장르가 갈라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예술을 크게 공간예술, 시간예술, 시공간예술로 분류하고 그 속에 각각의 개별 예술 장르를 포함시키는 방법을 따릅니다. 여기서는 예술을 공간성은 지니지만 시간성이 결여된 시간예술, 공간적 연장성도 지니면서 시간적으로 발전하는 시공간예술로 구분합니다.
공간예술의 특징은 시각적인 조형, 즉 눈에 보이는 형체를 만들어내는데 있습니다. 공간예술은 보통 미술을 의미하는데 이 속에서는 2차원 공간예술인 회화와 3차원 공간예술인 조각, 건축이 포함됩니다.
시간예술에는 문학과 음악이 포함되고, 시공간예술에는 연극, 무용, 오페라, 영화가 포함됩니다.
예술 가운데 생산자와 수요자 사이에 예술작품을 일차적으로 해석해 전달하는 매개자의 개입이 필요한 장르가 있습니다. 연극, 무용, 오페라, 음악연주 같이 무대 위에서 연주자나 연기자의 매개로 이루어지는 예술을 공연예술 또는 무대예술이라 부릅니다. 공연예술의 특징은 일회성이며, 공연의 결과는 그것이 끝남과 동시에 현장에서 사라지고, 남는 것은 그 원천인 문학(연극 대본)과 음악(악보)입니다.
한편, 예술을 순수예술과 실용예술로 구분하기도 한다. 서양 예술사에서 순수예술의 개념은 18세기에 나타났습니다.
이 개념은 순수한 미적 향수의 대상인 예술을 실용적 목적을 지닌 예술 내지 기술과 구별하기 위해 사용되었고, 이런 구분에 의하면 건축, 공예 등은 실용예술이고 조각, 회화, 음악은 대게 순수예술입니다.
그러나 이 구분은 실제 쓰임새가 적습니다. 건축에서도 실용성이 없는 기념비적 건축이 있고, 음악, 미술에서도 종교음악이나 종교미술처럼 실용적인 음악이 있습니다. 이 포스팅에서도 순수예술의 개념을 사용하지만, 그것을 실용예술과 대비되는 의미가 아니라 대중예술과 대비되는 의미로 사용합니다.
시대별 예술 양식(고전,중세)
1) 고대 고전예술(기원전 500 ~ 기원전 300년) 고대 예술은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지역에서 발전했지만 서양예술사에서 그리스·로마 예술은 특별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예술의 전 역사를 그리스·로마 예술이 재생하고 쇠퇴하는 반복적인 과정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리스·로마 예술의 특징은 감정이나 우연적 요소를 억제하고 균제와 비례를 통해서 이상미를 표현하는데 있는데, 이러한 특징은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이 건축되고 페이디아스(Pheidias)와 프락시텔레스(Praxiteles)의 조각이 만들어진 기원전 5-4세기에 가장 잘 나타납니다.
따라서 이 시기의 고대 예술을 특별히 고전(Classic) 예술이라 부릅니다. 고대 고전예술을 절대시 하는 인식은 르네상스 시대의 산물입니다. 르네상스의 선구자인 14세기 시인 페트라르카(Francesco Petrarca)는 고대 유적을 보고 크게 감동했다 합니다. 그는 영광스러운 고대화 개탄스러운 당대를 대비하고 그 사이에 기독교 지배하의 암흑시대인 중세를 넣음으로써 역사를 고대, 중세, 당대의 세 시기로 구분하였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고대를 동경하며 그것을 당대의 예술 규범으로 재생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졌습니다.
2) 중세 고딕예술(1150 ~ 1500년)
서양사에서 중세는 약 천년에 걸친 장구한 시대로, 페트라르카의 삼분법에 의한 역사개념입니다. 기독교가 고대 예술을 파괴하는 과정으로 중세를 이해하는 그의 역사관은 후세에도 오래 영향을 끼쳤습니다. 16세기 예술사학자 바사리(Giorgio Vasari)는 중세 예술사를 고대 예술에 대한 파괴의 역사로 규정했습니다. 고딕(Gothic)은 중세 후기를 지배한 예술양식인데, 이 양식이 개화되기 전에 비잔틴, 로마네스크 등 몇 가지 예술양식이 발전했습니다.
비잔틴(Byzantine) 예술은 4세기부터 15세기까지 이어진 동로마 제국의 예술로서 그 수도 비잔티움에서 명칭이 유래되었습니다. 비잔틴 미술은 독자적 양식이며 고대예술을 중세에 전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비잔틴 예술에 대한 소극적, 부정적 평가는 19세기까지 이어졌습니다.
로마네스크(Romanesque) 예술은 11-12세기 이탈리아를 비롯한 남부 유럽에서 발전한 예술로 ‘로마적인’이란 말 그대로 고대 로마의 기술을 건축에 도입하는 등 고대 예술양식을 부분적으로 재생했습니다. 12세기에 서북부 유럽에서 탄생한 고딕 예술은 서양예술사에서 지중해적 양식을 탈피한 최초의 양식입니다.
15세기에 이르면 이탈리아를 제외한 유럽 모든 지역이 이 예술양식으로 거의 통일되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예술사학자들은 고딕을 야만족인 고트 족의 예술이라는 경멸의 뜻으로 썼습니다. 18세기 낭만주의 운동이 일어나면서 고딕예술은 재평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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